노인돌봄 로봇

노인돌봄로봇 사용 중단률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zzang-buja 2025. 7. 13. 19:00

노인돌봄로봇은 고령자의 안전을 지키고, 정서적 외로움을 덜어주는 데에 매우 효과적인 기술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보급하면서 많은 가정과 복지기관에 로봇이 설치되었고, 실제로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났다. 하지만 반대로 로봇을 도입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용이 줄거나 중단되는 사례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실제 서울시가 2024년 실시한 사용 추적 결과에 따르면, 로봇 도입 후 3개월 내 전체 사용자 중 약 22%가 로봇 사용을 중단하거나 활용 빈도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이 글에서는 노인돌봄로봇의 사용 중단률이 높은 주요 원인 4가지를 살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함께 고민해본다.

 

노인돌봄로봇 사용법이 어렵고 친숙하지 않다

 

가장 흔한 중단 이유는 사용의 불편함과 익숙하지 않은 인터페이스다. 고령자들은 일반적으로 터치스크린이나 음성 명령에 익숙하지 않다. 로봇과의 첫 만남에서 “말을 걸어도 반응이 없어서 불편했다”,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 몰랐다”는 반응이 많다. 일부 제품은 메뉴가 복잡하거나, 처음 설정 시 와이파이 연결·시간 설정·복약 시간 입력 등 여러 단계를 요구한다. 이러한 복잡한 초반 설정 과정에서 사용을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 특히 가족이나 복지사의 초기 설명 없이 로봇이 설치된 경우, 사용률은 빠르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노인돌봄로봇의 기술력이 아무리 좋아도, ‘사용자 중심의 직관적인 설계’가 동반되지 않으면 장기 사용이 어렵다는 점이 드러난다.

 

대화와 반응이 제한되어 금방 흥미를 잃는다

 

노인돌봄로봇은 하루에 몇 번씩 인사말을 건네고, 퀴즈나 콘텐츠를 제공하지만, 대부분의 모델이 정해진 문장을 반복하거나 상황 대응력이 낮다. 고령자들은 처음엔 로봇과의 대화를 신기해하지만,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엉뚱한 응답이 돌아오면 금세 흥미를 잃는다. 예를 들어 “나 지금 기분이 안 좋아”라고 말했을 때 “오늘도 활기찬 하루 되세요!”라는 응답이 돌아오면, 정서적 불일치를 느낀다. 이런 경험이 누적되면 사용자는 로봇을 더 이상 사람처럼 대하지 않게 되고, 결국 로봇이 ‘그냥 있는 기계’로 전락하게 된다. 이처럼 감정 대응이 제한된 로봇은 장기적으로 정서 교감에 실패하며,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싶어 하는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게 된다. 이는 사용 중단의 중요한 심리적 요인이다.

노인돌봄로봇 사용 중단률 높은이유

유지보수 문제와 환경적 제약도 사용을 가로막는다

 

노인돌봄로봇은 전력과 네트워크에 의존하기 때문에, 환경적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사용이 어렵다. 예를 들어 와이파이가 자주 끊기거나, 충전 상태를 확인하지 않아 전원이 꺼지는 경우가 반복되면 고령자는 스스로 로봇을 다시 작동시키기 어렵다. 또한 사용 도중 소프트웨어 오류나 버튼 오작동 등이 발생하면, 복지사나 가족의 즉각적인 도움이 없으면 해결이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이 몇 차례 반복되면, 사용자는 ‘작동이 복잡한 기계’라는 인식을 갖게 되고, 스스로 멀어지게 된다.

실제로 사용 중단 사례 중 일부는 단순한 고장이나 설정 오류였지만, 초기 A/S 대응이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방치되는 형태로 이어졌다. 이는 특히 독거노인 가구에서 많이 발생하며, 유지보수 시스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생활 루틴과 연결되지 않으면 활용도가 떨어진다

 

노인돌봄로봇은 기능이 많아도 사용자의 일상 속 루틴에 맞지 않으면 결국 활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로봇이 매일 오전 9시에 복약 알림을 제공해도 사용자가 그 시간에 집에 없거나 이미 약을 복용했다면, 해당 기능은 의미가 없어진다.

또한 로봇이 설치된 공간과 생활 공간이 분리되어 있으면, 물리적으로 접근성이 낮아져 활용도가 줄어든다. 예컨대, 로봇이 거실에 있지만 어르신이 대부분 시간을 방에서 보낸다면, 로봇의 기능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이처럼 기기의 성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생활 방식에 얼마나 잘 녹아드는가’이다. 사용자의 루틴, 언어 습관, 활동 시간대 등을 고려한 맞춤형 설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사용하지 않는 고가 기기’로 남게 된다.

 

기술은 도입보다 ‘유지’가 더 중요하다

 

노인돌봄로봇은 분명히 유용한 기술이다. 하지만 한 번 설치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작동하고, 사용자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비로소 진정한 가치가 생긴다. 사용 중단률이 높다는 사실은 로봇의 기능 자체가 아니라, 그 기능이 사용자의 생활 속에서 ‘작동되지 않는 방식’으로 설계되었음을 의미한다. 앞으로의 노인돌봄로봇은 설치 후 관리 시스템, 개인 맞춤형 콘텐츠 제공, 초기 교육 강화, 심리적 교감 기능 향상 같은 보완이 필요하다. 기술은 ‘한 번 놀라게 하는 것’보다 ‘매일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결국 돌봄은 기술이 아니라, 기술을 계속 쓰게 만드는 설계에서 완성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