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돌봄 로봇

노인돌봄로봇 사용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해석 – 2025년 최신 데이터 기반

zzang-buja 2025. 7. 7. 20:00

 

2025년 현재, 전국적으로 노인돌봄로봇이 급속히 보급되며 돌봄 패러다임의 중심이 바뀌고 있다. 서울·부산·광주·대전 등 주요 도시뿐 아니라, 농어촌 지역에서도 지자체를 통해 로봇이 무상 또는 저가로 보급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몇 대를 보급했다”는 숫자만으로는 정책의 성과를 평가할 수 없다. 정말 중요한 것은 노인 당사자와 가족, 그리고 현장 돌봄 인력이 로봇 사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에 대한 ‘사용자 관점’의 평가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그리고 여러 시범지자체가 공동으로 실시한 2024년 하반기~2025년 초까지의 노인돌봄로봇 사용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가 최근 공개되었다. 이 글에서는 해당 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사용자들이 어떤 점에 만족했으며, 어떤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꼈는지, 그리고 정책·제품·운영 측면에서 어떤 개선 방향이 필요한지를 해석해본다.

 

노인돌봄로봇 전반 만족도는 10점 만점 기준 ‘7.6점’… 안정성과 편리성이 높게 평가

 

조사에 따르면, 2025년 현재 노인돌봄로봇을 3개월 이상 사용 중인 노인 1,200명과 가족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전체 평균 만족도는 10점 만점 중 7.6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복지 분야 공공기기 평균 만족도(6.2점)를 웃도는 수준이다.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항목은 ‘혼자 있어도 안심이 된다’(83.2%), ‘생활 루틴 관리가 쉬워졌다’(78.5%), ‘낙상 감지 알림 기능이 믿음직하다’(72.6%)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혼자 사는 고령자일수록 만족도가 높았으며, “심리적 안정감”과 “정서적 동반자 역할” 을 언급한 응답도 60%를 넘었다.

이처럼 돌봄로봇의 기본 목적이었던 안전성과 생활 보조 기능은 일정 수준 이상 성과를 입증한 셈이다. 특히 75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기계지만 말이 잘 통하고, 혼자 말해도 반응하니 좋다”는 긍정적 반응이 많았다.

 

가장 낮은 만족 항목은 ‘복잡한 초기 설정’과 ‘정서적 거리감’

 

반면, 불만족 또는 개선이 필요한 항목도 분명히 존재했다. 전체 응답자 중 약 28%는 “로봇을 처음 사용할 때 조작법이 어려웠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80세 이상에서는 “설명서를 읽는 것이 힘들었다”, “말을 걸어도 반응이 없을 때 당황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가족이나 복지사들이 대신 설정해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사용자가 스스로 적응하기까지 평균 2주에서 4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로봇을 “기계적으로 느껴서 불편했다”는 정서적 거리감도 지적되었다.

또한 대화 기능의 한계도 불만족 요소 중 하나였다. 일부 사용자는 “로봇의 말이 반복적이고 감정이 없다”, “같은 대답만 계속해서 실망스러웠다”고 말하며, 정서 교감 기능은 기술적으로 아직 부족하다는 인식도 존재했다. 이는 향후 AI 감정 인식 기술과 맞춤형 대화 콘텐츠가 보완되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가족과 복지사 입장에서의 만족도 – ‘안심은 되지만 완전한 대체는 아니다’

 

노인돌봄로봇 사용에 대한 가족 및 복지사의 만족도는 고령자 본인보다도 다소 낮았다. 가족 300명 대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심리적으로 부담이 줄었다”는 응답은 72.3%, “안전 걱정이 덜하다”는 답변은 68.9%였지만, “돌봄을 로봇에게 완전히 맡길 수는 없다”는 의견이 61.4%로 과반을 넘었다. 특히 응급 상황에 대한 신뢰도는 아직 낮은 편이다. 일부 보호자는 “로봇이 낙상을 감지했지만, 보호자 알림이 몇 분 늦었다”, “위급 상황에 실제로 어떻게 반응하는지 검증된 사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복지사 역시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방문하지 않아도 노인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지만, 감정 상태나 이상 징후는 여전히 사람이 체크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결국, 노인돌봄로봇은 보조 역할로서는 충분히 효과적이지만, 100% 대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공통된 인식이 드러났다.

 

사용자들이 제안한 개선 요구: AI 대화 다양화, 화면 크기, 유지관리 체계 강화

 

설문 응답자들은 현재 로봇 기능 중 만족도가 낮은 부분에 대해 직접적인 개선 요구를 함께 제시했다. 가장 많이 언급된 항목은 “대화 기능의 다양성 부족” 이었다. “같은 말을 반복한다”, “이야기를 길게 할 수 없다”, “의미 없는 대답만 한다” 등은 2024년부터 꾸준히 지적되어온 사항이다. 이에 따라 AI 기반의 맞춤형 대화 시나리오사용자별 언어 학습 기능의 개선이 핵심으로 지목되었다. 두 번째는 기기 물리적 구조 개선이다. 노인 중 시력이 저하된 사용자들은 “화면 글자가 너무 작다”, “색상이 흐려서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으며, 일부는 “버튼이 작아서 누르기 어렵다”, “로봇 크기가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시니어 UX(User eXperience)에 대한 별도 연구와 제품 디자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마지막으로는 유지관리 체계에 대한 요청이었다. 고장이 나거나, 설정이 초기화됐을 때 대응 체계가 미흡하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일부 지역은 복지사 지원 없이 로봇이 방치되는 경우도 있어, 지역별 A/S 체계 강화, 전담 모니터링 인력 배치, 원격 점검 시스템 도입 등도 함께 제안되었다.

노인돌봄로봇 사용 만족도

 

‘보급 수’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사용과 만족’

 

2025년의 노인돌봄로봇 보급은 양적으로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진짜 성과는 “설치 후에도 잘 작동되고, 계속 사용되며, 실제 도움을 느끼는가”에 있다. 만족도 조사 결과는 분명한 시사점을 던진다. 로봇은 잘 만들었지만, 사용자의 감정과 환경에 더 깊이 맞춰야만 진짜 돌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기술은 빠르지만, 사람은 느리다. 그래서 로봇은 사람을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이번 만족도 조사는 노인돌봄로봇이 ‘보조 장비’가 아니라 ‘일상의 일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데이터다. 앞으로의 개발과 정책은 사용자의 목소리 위에 세워져야 한다. 그것이 진짜 기술 복지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