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돌봄 로봇

국내 병원에서 사용되는 노인돌봄로봇 유형 정리

zzang-buja 2025. 6. 29. 08:00

2025년 현재 국내 의료기관은 단순 진료와 처치를 넘어, 고령자의 일상 기능 유지와 정서적 안정까지 관리하는 통합 돌봄 기관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고령 환자가 병원에서 장기 입원하거나 요양 병동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기존 간호인력만으로는 충분한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에 따라 병원 현장에서는 노인돌봄로봇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일정 관리, 안전 감지, 정서 교감 등 다양한 업무를 로봇에 위임하고 있다. 로봇 기술은 병원의 복지 서비스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실제 임상 현장에서 노인 환자의 상태 개선, 직원 업무 경감, 가족 만족도 향상 등의 긍정적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국내 병원에서 사용 중인 노인돌봄로봇의 유형을 기능별로 정리하고, 각 로봇이 실질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상세히 살펴본다.

 

정서 지원형 노인돌봄로봇: 감정 안정과 소통의 도우미

정서 지원형 노인돌봄로봇은 병원 입원 생활로 인한 외로움, 불안, 우울감 등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된다. 대표적인 예로 일본의 ‘파로(PARO)’와 국내 개발 로봇 ‘소이봇(Soybot)’이 있다. 파로는 바다표범 형태의 로봇으로, 촉각 반응과 눈 맞춤, 미세한 소리 반응 기능을 통해 노인의 감정 상태에 반응하며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국내 요양병원 중 일부는 환자 1명당 1기씩 파로를 대여해 사용하는 정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국산 로봇인 소이봇은 대화 기반으로 작동하며, 간단한 날씨 안내, 음악 재생, 감정 상태 분석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이 로봇은 특히 치매 초기 환자나 언어 기능이 저하된 고령자에게 정기적인 언어 자극과 반응 유도를 통해, 일상 대화 유지 능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정서형 노인돌봄로봇은 병원에서 심리적 안정과 환자의 비약물 치료 보조 역할을 수행하며,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노인돌봄로봇

 

인지 훈련형 노인돌봄로봇: 뇌 기능 유지의 조력자

 

치매 예방과 인지기능 향상을 위해 도입된 인지 훈련형 노인돌봄로봇은 병원 재활 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브레인케어 로봇’과 ‘로보토리의 인지자극 로봇’이 있으며, 두 제품 모두 퀴즈, 숫자 기억, 패턴 완성, 간단한 산수 문제 등의 게임을 통해 두뇌 활동을 유도한다. 병원에서는 이 로봇을 이용해 매일 20~30분의 인지 훈련 세션을 구성하고 있으며, 간호사나 작업치료사의 지시에 따라 활용된다.
이러한 로봇은 기존에 종이와 연필로 진행되던 테스트보다 집중도와 흥미도가 높고, 점수 기록과 반응 속도 분석까지 자동화되어 있어 의료진의 피드백도 훨씬 수월하다. 특히 훈련 데이터를 누적해 환자의 인지 변화 추이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개별 치료계획 수립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인지 훈련형 로봇은 병원 내 비약물 치매 예방 프로그램의 핵심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보행 및 움직임 보조 로봇 : 재활과 낙상 예방을 위한 파트너

병원에서 가장 실질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로봇 중 하나는 움직임 보조형 노인돌봄로봇이다. KAIST에서 스핀오프된 ‘엔젤로보틱스’의 ‘엔젤슈트’는 대표적인 예로, 하지 근력이 약한 고령자를 위해 보행 시 균형을 잡아주고 낙상 위험을 줄이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이 로봇은 환자의 걸음걸이와 중심 이동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모터로 보조력을 제공하며, 실제로 보행 거리와 속도, 피로도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대부분의 재활병원에서는 엔젤슈트나 유사 장비를 물리치료와 병행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고관절 수술 후 회복기나 파킨슨병 환자에게 유용하다. 이와 함께, 병원 복도나 병실 내부에서는 모션 감지 기반의 낙상 예방 로봇이 사용되며, 환자가 비정상적인 자세로 오래 있거나 움직임이 없을 경우 경고 알림을 전송한다. 이들 로봇은 병원 내 낙상 사고를 줄이고, 인력 부재 시 안전을 보완하는 핵심 장비로 사용되고 있다.

 

생활 관리형 노인돌봄로봇: 루틴 유지를 위한 맞춤 도우미

 

병원 생활은 자칫 단조롭고 수동적으로 흐를 수 있으며, 특히 장기 입원 환자의 경우 식사 시간, 약 복용, 수면 패턴 등 기본 루틴이 무너질 위험이 크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 병원에서는 생활 관리형 노인돌봄로봇을 도입해 일정 관리를 자동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은 ‘케어봇’을 활용해 입원 환자에게 아침 기상 알림, 복용 약 안내, 식사 시간 방송, 재활 시간 알림 등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 로봇은 음성과 화면으로 환자에게 필요한 행동을 유도하고, 응답 여부를 기록해 간호사가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환자의 수면 및 활동 패턴을 학습해, 일상 리듬에 맞는 알림 스케줄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병원 측은 이 로봇이 환자의 자기 관리 능력을 증진시키고 간호 인력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종합형 스마트 병동 로봇 : 돌봄, 감시, 기록까지 한 번에

 

최근에는 하나의 로봇이 복수의 기능을 수행하는 종합형 노인돌봄로봇도 병원에 도입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려대 안암병원은 ‘스마트 병동 로봇 시스템’을 도입해, 병상별로 AI 연동 로봇을 배치했다. 이 로봇은 환자의 생체 데이터 모니터링, 약 복용 안내, 음성 대화, 정서 지원, 이상 움직임 감지, 기록 연동까지 통합 수행한다. 병원 관계자는 이 시스템이 하루 평균 40% 이상의 업무를 로봇이 대체할 수 있었고, 특히 야간 근무 시간의 경감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이러한 종합형 로봇은 향후 국내 대형 병원뿐 아니라, 중소 병원이나 요양 시설로의 확대 가능성이 크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노인돌봄로봇은 점점 더 병원의 핵심 복지 인프라로 자리잡을 것이다. 로봇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중심 의료의 보조자이자 병원 시스템의 조력자로 진화하고 있다.